소아 약동학
Pediatric pharmacokinet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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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diatric pharmacokinetics are different from those of adults. Because the liver and kidneys in children are immature, drug metabolism and excretion differ from adults, often making it difficult to predict the effects and toxicity of drugs. Due to these characteristics, drug interactions may be more pronounced in pediatric patients, and the importance of therapeutic drug monitoring (TDM) is heightened. In situations such as continuous renal replacement therapy (CRRT) or extracorporeal membrane oxygenation (ECMO), pharmacokinetic changes in pediatric patients can become even more complex. This review discusses pediatric pharmacokinetics, drug interactions, TDM, and pharmacokinetic changes during CRRT and ECMO, providing information that can serve as a valuable reference for the safe and effective use of drugs in pediatric patients.
서론
약물의 작용은 약동학(pharmacokinetics)과 약력학(pharmacodynamics)으로 설명할 수 있다. 약동학은 신체가 약물에 미치는 영향, 즉 약물이 체내에서 흡수, 분포, 대사, 배설되는 과정을 다루는 학문이며, 약력학은 약물이 신체에 미치는 작용 및 효과를 다루는 학문이다. 인간의 성장은 선형적이지 않다[1]. 따라서 소아는 단순히 작은 성인이 아니며 약동학적인 면에서도 차이를 보인다. 대다수의 약물은 성인을 대상으로 연구가 이루어졌기 때문에, 소아에서 허가되지 않은 약물을 허가 외로 사용할 때 단순히 성인 용량을 체중이나 체표면적에 따라 환산하는 것에는 주의가 필요하다[1]. 소아에서 약물의 효과를 최대화하면서 부작용은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소아의 약동학적 특성을 고려하여 용량을 개별화 하는 것이 필요하다.
소아의 간과 신장은 미성숙하다. 따라서 성인에서보다 약물 상호작용이 더 크게 나타날 수 있고, 치료약물농도감시(therapeutic drug monitoring [TDM])도 더 중요하다. 또한, 지속적신대체요법(continuous renal replacement therapy [CRRT])과 체외순환보조장치(extracorporeal membrane oxygenation [ECMO])와 같은 체외 기기를 적용하는 경우에는 약동학적 변화가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 본 종설에서는 소아에서의 약동학적 특성과 약물 상호작용, TDM의 중요성, 그리고 CRRT 및 ECMO 적용 시의 약동학적 변화에 대해 다루고, 이를 통해 소아 환자에서 안전하고 효과적인 약물 사용을 위해 참고할 만한 기초 정보를 제공하고자 한다.
소아 약동학
흡수
정맥주사는 100%의 흡수율로 가정하므로 본 논의에서 제외한다. 경구 투여된 약물은 위장관 내에서 주로 수동 확산을 통해 흡수된다. 이 때 약물 흡수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는 위 내 pH, 위 배출 시간, 장 연동운동, 담즙 생성, 흡수 표면적 등이 있다[2]. 신생아의 위 pH는 중성(pH 6–8)이며, 생후 24시간 이내에 위산이 분비되어 산성으로 변하지만, 약 10일 후 다시 중성으로 돌아온다[2]. 2세가 될 때까지는 성인의 위산도(pH 2–3) 수준에 도달하지 않기 때문에[2], 2세 이하의 소아에서는 산에 약한 아목시실린, 에리스로마이신과 같은 약물의 흡수가 증가할 수 있고, 페노바비탈, 아세트아미노펜과 같은 약산성 약물의 흡수는 감소할 수 있다[3,4]. 그러나 이는 pH 분배 가설 측면일 뿐이고, 많은 약물은 위보다는 표면적이 넓은 소장에서 주로 흡수되기 때문에 최종적인 흡수 정도는 달라질 수 있다. 위 배출 시간은 출생 초기에 지연되어 있으며, 생후 6–8개월 정도가 되어야 성인 수준에 가까워진다[2]. 위 배출 시간 지연 시 약물이 주로 흡수되는 장소에 따라 흡수 정도가 달라지는데, 위에서 주로 흡수되는 약물은 흡수율이 증가할 수 있으며, 소장에서 주로 흡수되는 약물은 흡수율이 감소할 수 있다[2].
소아는 장 연동운동이 불규칙하기 때문에 약물 흡수에 미치는 영향을 명확하게 예측하기가 어렵다. 연동운동이 저하된 경우에는 약물 흡수가 증가되어 상용량에서도 독성이 나타날 수 있는 반면, 설사와 같이 연동운동이 항진된 경우에는 약물 흡수율이 감소할 수 있다. 생후 1년까지는 담즙 생성이 저하되어 있으므로, 지용성 약물 및 영양소의 흡수율이 감소한다[2]. 이외에도 소아는 장관 표면적이 작으며 장 수송체가 미성숙하여 약물의 흡수가 감소할 수 있다[2]. 직장 내 투여는 다른 경로로 약물을 투여하기 어려울 때 선택할 수 있으며, 간을 통한 초회 통과 효과를 우회하기 때문에 약물 흡수율이 높아질 수 있다[2].
근육 내 주사의 경우, 소아는 근육층이 얇고 말초 혈액 관류가 낮아 약물 흡수 정도를 정확히 예측하기 어려우며, 근육 활동이 증가하면 혈액순환이 개선되어 약물 흡수율이 높아질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또한 소아의 연령에 따라 투여량이 제한되며, 통증을 유발할 수 있어 경구 또는 정맥 투여가 불가능한 경우에만 사용이 권장된다. 피하 주사의 경우, 소아는 피부가 얇고 수분 함량이 높으며 체중 대비 체표면적이 성인보다 크기 때문에 약물 흡수가 증가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분포
분포 용적(volume of distribution)은 약물의 혈중 농도가 체내에 균일하게 분포한다고 가정할 때 필요한 가상의 용적을 의미한다. 즉, 약물이 체내에 분포하는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로, 값이 크면 약물이 주로 조직에 분포하고, 값이 작으면 주로 혈액에 분포한다. 소아에서 성인과의 분포 용적의 차이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은 체수분 비율, 총 지방량, 혈장 단백질 농도이다. 소아는 체수분 비율이 높다. 미숙아는 약 92%, 만삭아는 70%, 1세 소아는 60%에 달한다[2]. 성인의 체수분 함량인 50%–60%에 도달하는 시기는 약 12–13세이다[2]. 체수분 비율은 수용성 성분의 분포 용적에 영향을 미친다. 아미노글라이코사이드, 베타락탐계 항생제, 디곡신과 같은 친수성 약물은 세포 외액에 분포하므로, 체수분 비율이 높은 신생아와 어린 소아에서 체중당 분포 용적이 더 크다. 이로 인하여 동일한 혈청 농도를 달성하기 위해 더 높은 체중당 용량이 필요하게 된다[2].
총 지방량은 만삭아에서 12%–16%, 1세 소아에서 20%–25%에 달하며, 5–10세 사이에 한차례 더 증가하고, 남아는 17세경에 감소한다[2]. 반면, 여아는 사춘기 때 급격한 지방량 증가가 일어난다. 총 지방량이 적은 신생아나 영아에서 지용성 약물의 분포 용적이 감소하게 되므로, 상대적으로 적은 체중당 용량이 필요할 수 있다. 알부민을 비롯한 혈장 단백의 농도는 영아기에 감소되어 있으며, 1–2세 경에 성인 수준에 도달한다. 따라서 영아기에는 약물의 단백 결합이 감소하여, 높은 단백결합율을 보이는 약물의 효과나 부작용이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
대사
간은 대사의 핵심기관으로, 약물 대사는 제 1상 반응과 제 2상 반응을 통해 이루어진다. 제 1상 반응은 산화, 환원, 수산화 등으로 약물에 기능기를 부여하는 과정으로 제 2상 반응을 준비하는 단계이기도 하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효소가 작용하는데, 특히 주요하게 작용하는 효소인 사이토크롬 P450 (cytochromeP450 [CYP450])은 약물 상호작용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어 이에 대해서는 뒷부분에서 다뤄보려고 한다. 제 2상 반응은 아세틸화, 메틸화, 글루쿠론산화를 통해 약물을 수용성으로 전환하여 신장을 통해 배설되기 쉽게 만든다.
CYP450 효소는 여러 동종형(isoform)이 있으며, 각 동종형의 발현과 활성도는 연령에 따라 다르다. 출생 시 CYP450은 미성숙한 상태이며, 1세에서 2세 정도에 성인과 유사해진다[5]. 따라서 영아와 어린 소아에서 간 대사되는 약물의 독성 위험이 높아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나이에 따라 대부분의 CYP450 활성은 증가하지만 선형적이지는 않다[5]. 예를 들어 CYP2C19은 6개월에서 3세 사이에 가장 높은 발현율을 보이기 때문에, 해당 효소에 의해 대사되는 페니토인과 같은 약물은 해당 연령대에서 체중당 용량이 가장 많이 필요하다.
배설
약물 배설은 주로 신장에서 이루어지며, 사구체 여과, 세뇨관 재흡수, 세뇨관 분비의 세 단계를 거친다. 이 중에서 사구체 여과가 가장 주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약물의 신기능에 따른 용량 조절은 추정 사구체여과율(estimated glomerular filtration rate [eGFR])을 기준으로 제시된다. 신장은 나이에 따라 성숙하며 1–2세 경에 성인 GFR에 도달한다[6]. 특히 신생아는 신장 성숙이 급격히 일어나는 시기로, GFR이 성인보다 다소 낮고 변화 폭이 크기 때문에 GFR 예측 및 표준화가 어렵다. 따라서 신생아에서는 신기능에 따른 용량 조절 가이드라인이 제시되어 있지 않은데, 신기능 저하가 의심되는 경우는 소아나 성인의 가이드라인을 참고하여 용량을 조절하는 것이 필요할 수 있다. 영아부터는 UpToDate, Micromedex와 같은 데이터베이스에서 신기능에 따른 용량 조절 가이드라인을 제공하고 있어, GFR에 따라서 용량을 조절할 수 있다.
임상 현장에서 GFR을 직접 측정하는 것은 번거로우므로, 보통 eGFR을 사용한다. 이를 위한 대표적인 마커로는 크레아니틴과 시스타틴 C가 있다. 크레아티닌은 근육 성분인 크레아틴 포스페이트의 분해산물로서, 식이와 근육량에 따라 생성량이 달라지므로 소아에서 GFR을 과대평가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7,8]. 반면 시스타틴 C는 모든 유핵세포에서 일정하게 생성되는 물질로, 이와 같은 요인들에 영향을 받지 않아 소아에서 유용하게 활용된다[9]. 다만 시스타틴 C는 패혈증이나 염증 상황 등에서 생성이 증가하여 GFR을 과소평가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는데, 이 상관관계는 아직 명확하게 확립되지는 않았다[10-12].
중환자 및 만성 신장 질환 성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시스타틴 C 단독 혹은 크레아티닌과 결합한 방정식이 크레아티닌 단독 방정식보다 GFR을 더 정확하게 측정한다고 보고되었다[13,14]. 국제신장학회인 KDIGO (Kidney Disease: Improving Global Outcomes) 2024년도 가이드라인에서도 성인의 경우 시스타틴 C를 측정 가능한 상황 또는 크레아티닌 방정식이 부정확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시스타틴 C와 크레아티닌 결합 방정식을 사용하는 것을 권장하고 있다. 근육량이 적은 소아에서 시스타틴 C는 유용하지만, 성인에 비해 연구가 부족하여 성인처럼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제시되어 있지는 않다[15]. 2024년도 KDIGO 가이드라인에서 소아 GFR 마커에 대한 특별한 언급은 없지만, 근육량 감소나 대사 문제가 있거나 저단백 식이를 하는 소아에서는 시스타틴 C 기반 방정식이 더 적절할 수 있다고 언급한다. 임상적으로, 특히 신장 손상의 의심되는 소아에서는 시스타틴 C가 점차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약물 상호작용
약물 상호작용은 약물과 약물, 음식, 음료, 보조제 사이에서 발생하는 모든 상호작용을 의미한다. 본 종설에서는 약물 간 상호작용을 다뤄보고자 한다. 약물 간 상호작용은 크게 세 가지로 분류된다. 약리학적, 약동학적, 약물 제형적 상호작용으로 분류되는데, 이 중 약동학적 관점에서 대사와 관련된 상호작용에 대해서 논의해보고자 한다. 대사에 관여하는 효소 중 특히 CYP450을 저해하거나 유도하는 약물으로 인해 약물 상호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CYP450은 신생아와 영유아기에서 미성숙하다. 따라서 이 시기에는 성인에서보다 약물 상호작용이 더 크게 나타날 수 있으며, 그 정도를 예측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CYP450 저해는 경쟁적 저해(competitive inhibition), 비경쟁적 저해(non-competitive inhibition), 메커니즘 기반 저해(mechanism-based inhibition)로 분류된다[16]. 경쟁적 저해와 비경쟁적 저해는 가역적이며 효과가 빠르게 나타난다[16]. 두 유형은 지속 시간에서 차이를 보이는데, 경쟁적 저해는 지속 시간이 짧아 약물 간 투여 간격을 두는 것이 상호작용을 낮추는 데에 도움이 될 수 있으나, 비경쟁적 저해는 비교적 지속 시간이 길어 이것이 도움이 되지 않는다. 두 유형의 저해가 결합된 형태도 존재하는데, 이 경우에는 한 가지 유형보다 강력한 저해 효과를 보인다.
메커니즘 기반 저해는 비가역적으로 효소를 억제하며,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일정 시간이 소요된다[16]. 이로 인해 상호작용이 약물 투여 후 일정 시간이 지난 뒤에 발생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메커니즘 기반 저해는 비가역적인 특성 때문에 병용 금기 약물이나 위험도가 높은 상호작용으로 분류되는 경우가 많다. CYP450 유도 역시 메커니즘 기반 저해처럼 효과가 나타나려면 수일에서 수주 정도의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주의 깊은 모니터링이 필요하다[17].
약물 상호작용에 대한 정보는 FDA (U.S Food and Drug Administration) 가이드라인, KFDA (Korea Food and Drug Administration) 홈페이지, 그리고 임상에서 자주 사용되는 UpToDate 또는 Lexidrug와 같은 데이터베이스에서 확인할 수 있다. (1) FDA 가이드라인은 FDA 공식 웹사이트(https://www.fda.gov/)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경로는 FDA > Drugs > Drug development and review process > Development resources > Drug interactions & Labeling이다. (2) KFDA 고시 병용금기 의약품은 의약품안전나라(의약품통합정보시스템)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경로는 고시/공고/알림 > 안전성정보 > DUR 성분 > 병용금기이다. (3) UpToDate와 Lexidrug의 Drug interactions 툴바에서 약물 상호작용을 확인할 수 있다. 약물 상호작용의 위험도 등급은 상호작용 없음, 위험도 A, B, C, D, X 로 분류되며, 특히 위험도가 높은 D와 X 등급에서는 약물 조정이나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아래 표는 소아에서 주로 사용되는 약물을 중심으로 주요 CYP450 효소에 대한 기질, 저해제, 유도제를 정리한 것이다(Table 1). 함께 병용하는 경우에는 상호작용을 확인하는 것이 권장된다. CYP3A4의 주요 기질로는 칼슘채널차단제, 프로톤펌프억제제, 면역억제제, 항정신병제, 항우울제가 있으며 주요 저해제로는 아졸계 항진균제, 주요 유도제로는 항전간제와 리팜핀 등이 있다. 일반적으로 CYP450 저해제는 기질 약물의 농도를 증가시켜 약물의 효과가 증가하거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반면, CYP450 유도제는 기질 약물의 농도를 감소시켜 약물의 효과를 저하시킬 수 있다. 단, CYP450 효소를 통해 활성화되는 전구체 약물의 경우 저해제와 유도제가 반대로 작용하게 된다.
중국의 한 병원에서 진행된 후향적 연구에서는 2010년부터 2019년까지 9년간 소아중환자실에 입원한 6900여명의 환아를 대상으로 CYP450 매개 약물 상호작용을 분석했다[18]. Lexicomp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하여 신뢰도 등급이 높고 명확한 임상적 특징을 가진 것만을 선별했으며, CYP3A4 상호작용이 1.21%의 환아에게서 발생했고 총 15건의 부작용이 보고되었다. 약물 상호작용 조합은 모두 아졸계 항진균제와 관련된 것이었고, 대부분의 부작용은 아졸계 항진균제와 칼슘채널차단제(calcium channel blocker [CCB])와의 병용에서 발생했다. 항진균제가 CYP450 효소를 억제하여 CCB의 농도를 증가시켰고, 그 결과 혈액독성 및 횡문근 융해증과 같은 부작용이 보고되었다. CCB를 단독으로 사용했을 때는 드문 부작용이지만, 약물 상호작용으로 약물 농도가 치료 범위를 초과하면 발생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 또한, 아졸계 항진균제도 혈액독성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어 두 약물의 부작용이 중첩되었을 가능성도 있으며, 횡문근융해증은 환자의 기저 상태에 따른 합병증일 수도 있다. 결론적으로 약물 상호작용으로 인하여 일반적인 부작용뿐만 아니라 약물 조합 및 환자 상태에 따라 예상치 못한 드문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면밀히 모니터링하는 것이 중요하다.
CYP450 비매개 약물 상호작용은 CYP450 외의 효소나 부작용 프로파일의 중첩으로 발생할 수 있으며, 중환자실에서 자주 발생하는 조합들을 Table 2에 정리하였다. 약물 상호작용을 관리하는 방법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우선 상호작용이 많은 약물을 사용중이라면 데이터베이스에서 발생 가능한 상호작용을 확인한다. 위험도가 높은 상호작용이 확인될 경우, 약물을 중단하거나 상호작용이 적은 다른 약물으로 변경한다. 약물을 중단하기 어려우며 대체 약물도 없을 경우에는 약물의 혈중 농도와 발생 가능한 부작용을 면밀히 모니터링한다.
치료약물농도감시
치료약물농도감시(TDM)란 환자의 약물 용량을 최적화하기 위해 주기적으로 환자의 혈중 농도를 모니터링하는 것을 의미한다[19]. 약물의 혈중 농도를 정확히 해석하기 위해서는 약물의 투여 시간과 샘플링 시간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20]. 최적의 샘플링 시간은 항정상태(steady state)에서 최저 농도(trough concentration)에 도달하는 시점이다[20]. 항정상태는 일반적으로 약물 투여 후 반감기의 4–5배의 시간이 지난 후에 도달하며, 이 시점의 투약 직전 농도가 최저 농도에 해당한다[20]. 따라서 처음으로 TDM을 시행하는 경우, 약물 반감기의 4–5배 이상의 시간이 경과한 후 투약 직전에 채혈하는 것이 권장된다. 이후의 TDM 추적관찰 또한 용량을 변경한 뒤 반감기의 4–5배 이상의 시간이 지난 후에 시행하는 것이 적절하다.
TDM이 필요한 이유는 약물, 환자 두 가지 관점에서 설명할 수 있다. 약물학적 관점에서는 치료역이 좁은 약물의 부작용은 최소화하면서 효과를 최대화하기 위함이다[19]. 대상 약물으로는 반코마이신, 아미노글라이코사이드, 보리코나졸, 페노바비탈, 페니토인, 발프로에이트, 테오필린, 와파린, 면역억제제(타크로리무스, 시롤리무스, 사이클로스포린) 등이 있다. 환자 관점에서는, 약물의 약동학적 특성이 환자 간 뿐만 아니라 한 환자 내에서도 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21]. 특히 중환자에서는 한 환자 내에서도 신기능의 변화, 간기능의 변화, CRRT와 ECMO와 같은 체외 기구의 적용으로 약동학이 다이나믹하게 변화하기 때문에 주기적인 TDM이 더욱 중요하다[21].
TDM 대상 약물 중 항생제의 약동학에 대해 간단히 다뤄보려고 한다. 항생제는 약동학적 특성에 따라 농도 의존적, 곡선 하 면적(area under curve [AUC]) 의존적, 시간 의존적 항생제로 분류된다[22]. 농도 의존적 항생제에는 대표적으로 아미노글라이코사이드가 있는데, 효과가 최대 농도(peak concentration)/최소억제농도(minimum inhibition concentration [MIC])에 비례한다. 반면 아미노글라이코사이드의 독성은 세포 내 약물이 축적되면서 나타나므로 높은 최소 농도와 관련이 있다[23]. 아미노글라이코사이드를 하루 한 번 투여하면 하루 두 세번 투여하는 전통적 요법보다 낮은 최저 농도와 높은 최고 농도를 가지게 되므로, 효과와 안정성 면에서 모두 우수하다고 보여진다[24]. 2024년도에 개정 출판한 레드북(Red Book)에 소개된 미국 소아과 학회(American Academy of Pediatrics) 권고안에서도 아미노글라이코사이드 하루 한번 요법이 동등한 효과와 감소된 독성을 보일 수 있다고 언급되어 있으며[25] 최근 임상적으로도 하루 한 번 요법이 선호되는 추세이다. 하지만 소아 대상 연구가 부족하므로 특히 신기능 저하가 있는 소아에서는 주의가 필요하다[26]. AUC 의존적 항생제에는 대표적으로 반코마이신이 있는데, 효과가 AUC/MIC에 비례한다. 시간 의존적 항생제로는 메로페넴과 같은 베타락탐 항생제가 있는데, 효과가 약물 농도가 MIC를 초과하는 시간에 비례한다. 따라서 이러한 항생제에서는 투여 시간을 연장하여 효과를 높일 수 있다.
지속적신대체요법(CRRT) 상황에서 변화하는 약동학
CRRT 시 약물 제거율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약물, 환자, CRRT 세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약물의 분자량이 작고, 단백 결합률이 낮으며, 분포 용적이 작은 약물일수록 CRRT로 많이 제거된다[27]. 이 중에서 가장 중요한 요인은 단백결합률이다. 예를 들어 알부민의 분자량은 68,000 Da (dalton)인데, 최근 사용되는 CRRT 필터로는 20,000–30,000 Da 이하의 분자만 투과할 수 있기 때문에 혈장 단백질에 결합한 약물의 90%는 CRRT를 투과하지 못하게 된다[28,29]. 대부분의 자유형 약물의 분자량은 500 Da 이하로서 거의 CRRT로 제거될 수 있기 때문에 분자량의 영향은 상대적으로 적어졌다[28]. 또한 약물의 분포 용적은 중환자에서 변화폭이 크고, 시간이 지나면서 조직으로부터 혈액으로의 약물 재분배가 일어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덜 중요한 요인으로 여겨진다[30].
환자 상태에 따라 약물의 단백 결합률과 분포 용적이 변화할 수 있다. 저알부민혈증, 고빌리루빈혈증, 혈액 내 pH 등의 요인은 약물의 단백결합률을 변화시키며[31], 환자의 체액 상태, 나이, 성별, 갑상선 기능, 신기능, 심박출량 등은 약물의 분포 용적을 변화시킨다[32]. 이와 같은 환자 요인들은 약물의 약동학적 변화를 일으켜 CRRT 제거율에 영향을 주게 된다. 다만 여러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게 되므로, 이들을 종합했을 때 약물의 제거율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변화하는지에 대해서는 예측하기가 어려운 부분이 있다.
CRRT 종류에 따라서도 약물 제거율이 달라지는데, CRRT 종류로는 CVVH (continuous veno-venous hemofiltration), CVVHD (continuous veno-venous haemodialysis), CVVHDF (continuous veno-venous haemodiafiltration) 등이 있다. 임상에서 주로 사용하는 CVVHDF에서 약물의 제거율은 투석액의 속도와 sieving coefficient, saturation coefficient와 같은 약물 계수에 비례한다[33]. 이론적으로 약물의 제거율은 투석액의 속도에 비례하지만, 실제 연구에서는 그렇지 않은 결과를 보였다[34]. 항생제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반코마이신을 제외한 항생제에서는 약물의 제거율이 투석액의 속도에 비례하지 않았다. 따라서 투석액의 속도를 증속할 때 모든 항생제의 용량을 반드시 증량할 필요는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 다만 영향을 받는 반코마이신의 경우는 투석액 속도 변경이 있을 때 항생제 제거율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더 면밀히 모니터링 하며 TDM을 통해 용량을 조절해야 할 것이다.
항생제의 CRRT 용량 조절은 약물 계수 등을 고려한 약물학적 특성에 기반하여 여러 데이터베이스에 가이드라인이 제시되어 있다. CRRT 용량 조절 시 참고할 만한 데이터베이스로는 UpToDate, Micromedex, The Renal Drug Handbook 등의 문헌이 있다. 만약 이러한 문헌에서 소아 용량에 대한 정보가 제시되어 있지 않은 경우, 필요에 따라 미국 대형 병원의 가이드라인이나 미국 대학에서 제공하는 자료 등을 참고할 수 있다. 또한 소아 용량 정보가 불충분한 경우, 성인 용량 조절 가이드라인을 참고하여 용량을 설정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
CRRT 가이드라인은 잔존 신기능을 고려하지 않은 값이므로, 환자의 잔존 신기능이 있을 경우 신장을 통해 추가적으로 약물이 배설될 수 있기 때문에 용량을 증량하는 것이 필요할 수 있다[35]. 또한 투석액 속도를 변경할 때에는 TDM을 통해 반코마이신의 용량을 재설정 하는 것이 필요하다. 진정제와 진통제는 상용량 범위 자체가 넓고 환자의 반응에 따라 용량을 조절하는 약물로서, CRRT 용량 조절에 관한 연구가 상대적으로 부족해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제시되어 있지 않다. 보통은 저용량으로 시작하고 환자의 임상적 반응과 부작용을 모니터링하며 용량을 조절하는 것이 추천된다[36].
체외순환보조장치(ECMO) 상황에서 변화하는 약동학
ECMO 시 약물의 약동학 변화는 크게 세가지 측면, 약물의 회로 내 흡착, 분포 용적의 증가, 약물 클리어런스의 변화로 설명할 수 있다[37]. ECMO의 기계 특성상 약물은 ECMO 회로 내로 흡착할 수 있는데, 지용성이며 단백결합률이 높을수록 더 잘 흡착된다[38]. 이것은 분포 용적의 증가로도 이어지기 때문에 초기에는 용량을 증량하는 것이 필요할 수 있다[38,39].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회로가 포화되어 흡착의 정도가 떨어지며, 더 나아가 회로가 약물의 저장소 역할을 하며 혈액으로 약물을 재분배할 수 있어 약물의 혈중 농도가 예상치 못하게 높아질 수 있다[37]. 따라서 환자의 임상적 반응과 부작용을 모니터링하며 용량을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약물의 분포 용적 증가는 약물의 회로 내 흡착, 프라이밍 솔루션에 의한 혈액 희석, ECMO 관련 생리학적 변화로 설명할 수 있다[37]. 또한 ECMO를 하는 환자들은 간과 신장에 혈액 관류가 감소되어 있어 약물 클리어런스가 대체로 저하되어 있다[39,40].
대부분의 약물은 ECMO에서의 연구가 부족하기 때문에 ECMO 시 약물 용량 조절 가이드는 거의 제시되어 있지 않다. 그렇지만 약물의 약동학적 특성 및 환자의 임상적 상태를 모니터링하며 상용량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용량을 조절하는 것이 필요할 수 있다. 항생제의 경우 TDM이 가능한 약물은 TDM을 통해 약물 용량을 조절하는 것이 추천된다. TDM이 불가한 약물은 약동학적 특성에 대한 자료를 참고하여 용량을 설정할 수 있다.
최근 두 연구에서 ECMO 상황에서 베타락탐 계열 항생제의 약동학적 변화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고[41,42], 생체 외 실험에서 플로로퀴놀론계 약물의 ECMO 회로를 통한 약물 소실은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43]. 따라서 베타락탐 및 플로로퀴놀론 계열 항생제는 초기 용량을 상용량으로 설정하는 것이 추천된다[37]. 반면, 보리코나졸과 반코마이신은 보다 높은 용량이 필요할 수 있다[37]. 지용성이 강한 보리코나졸은 생체 외 연구에서 ECMO 회로로 71%의 약물 손실이 일어났다[44]. 한 후향적 연구에서 반코마이신은 ECMO 상황에서 분포 용적이 크게 증가하여, 상용량으로 투여했을 때 95%의 환자군에서 혈중 농도가 치료역 이하로 낮게 나타났다[45-47]. 다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ECMO 회로가 포화되면서 증량된 용량으로 투여를 지속할 경우, 약물 혈중 농도를 치료역 이상으로 높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아미노글라이코사이드와 카스포펀진 등의 항생제에서는 연구 데이터가 불충분하므로[37], 상용량으로 시작하고 이후 필요 시 용량을 조절하는 것이 추천된다.
진정제와 진통제는 환자의 반응에 따라 용량을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연구 결과 및 약물의 약동학적 특성을 고려하여 초기 용량을 설정하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펜타닐, 프로포폴, 미다졸람과 같은 약물은 지용성이며 단백결합률이 높아 회로에 흡착이 많이 일어난다[48]. 반면 모르핀과 같은 약물은 수용성이며 단백결합률이 낮아 회로 흡착이 적다[48]. 한 생체 외 연구에서도 비슷한 결과를 보였으며, 따라서 모르핀을 지용성 진정진통제의 대체제로서의 사용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49]. 다만 신기능 저하가 있는 환자에서는 모르핀이 축적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48].
덱스메데토미딘에 대한 생체 외 연구는 제한적이며, 일부가 회로에 흡착된다는 결과가 있다[50]. 따라서 로딩 용량이 필요할 수 있으나, 장기 사용에 대한 명확한 권장 사항은 제시되어 있지 않다[50]. 최근 연구에 따르면 신생아와 영아에서의 클로니딘 사용은 ECMO 상황에서 분포 용적과 청소율의 증가를 고려하여 용량을 증량하는 것이 추천된다[51].
결론
소아 약동학이 성인과 어떠한 차이를 보이는지 이해하는 것은 중요하다. 소아의 간과 신장은 성장 중에 있으므로, 약물의 대사와 배설이 성인과는 달라 약물의 효과와 독성을 예측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러한 특성들로 소아에서는 약물 상호작용이 더 크게 나타날 수 있고, TDM의 중요도가 더 높다고 할 수 있다. CRRT나 ECMO와 같은 상황에서는 더욱 복잡하게 약동학적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 본 종설에서 다룬 소아 약동학, 약물 상호작용, 치료적 약물 농도 모니터링, 그리고 CRRT와 ECMO에서의 약동학적 변화는 소아에서 안전하고 효과적인 약물 사용을 위해 참고할만한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Notes
CONFLICT OF INTEREST
No potential conflict of interest relevant to this article was reported.
AUTHOR CONTRIBUTIONS
All the work was done by Ye Ji K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