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세 여아에서 부동액 섭취에 의해 발생한 메트헤모글로빈혈증 1례
A case of methemoglobinemia due to antifreeze intoxication in a 15-year-old gi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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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 Abstract
Methemoglobinemia, although rare, can lead to severe cyanosis and may become life-threatening if not managed properly. Here, we report a case of a 15-year-old girl with acquired methemoglobinemia due to antifreeze poisoning. She was brought to the emergency department following a seizure, presenting with cyanosis and altered mental status. Her initial oxygen saturation was critically low (80%), necessitating endotracheal intubation and transfer to our hospital for advanced care. Upon initial venous blood gas analysis with CO-oximetry evaluation in our emergency department, a significantly elevated methemoglobin level of 72.3% was identified alongside severe lactic acidosis (10.8 mmol/L). Together with aggressive management—including fluid resuscitation, administration of vasoactive agents, and mechanical ventilator support—intravenous methylene blue was given twice, which successfully reduced the serum methemoglobin level to 2.7%. Remarkably, within 12 hours of the initial event, the patient fully recovered. This case highlights the critical importance of a timely diagnosis and prompt, appropriate management of acquired methemoglobinemia.
서론
메트헤모글로빈혈증은 정상 상태에서는 2가의 환원형으로 존재하는 혈색소의 철이 산화-환원 과정의 이상으로 3가의 산화성 유도체로 유지되게 됨으로써 산소-혈색소 해리 곡선을 왼쪽으로 이동시켜 말초 조직으로의 산소 공급이 저하되는 특징을 보이는 질환이다[1]. 급성 메트헤모글로빈혈증은 메트헤모글로빈을 환원시키는 효소 계통의 유전적 이상이나 혈색소의 아미노산 구조 이상 등 선천적인 원인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지만 주로는 혈색소의 철을 산화시키는 nitro 화합물 등의 독성 물질이나 국소 마취제, 항말라리아제, 항경련제 등의 약물에 노출되어 후천적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이 보고 되고 있다. 이 외에도 설사 등의 감염성질환이나 일반적인 음식물 섭취에 의해 발생한 예들도 보고된 바 있다[2]. 국내의 경우 정확한 유병률이 조사된 바는 없지만 다양한 후천적 원인에 의한 증례들이 보고되었다[3,4]. 환자의 임상 양상 및 예후는 혈중 메트헤모글로빈 농도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는데 조직 저산소증 및 청색증이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르기까지 매우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본 증례는 부동액 섭취 후 중증의 메트헤모글로빈혈증이 발생했던 15세 여아로 빠른 진단 및 즉각적인 치료로 후유증 없이 잘 회복되었던 1례를 보고하고자 한다. 본 연구는 서울아산병원 임상연구심의위원회로부터 심의 면제 승인 (No. 2024-1304) 을 받았으며, 환자 동의도 면제되었다.
증례 보고
이전에 특이 병력 없이 건강하게 지냈던 15세 여아로, 가족력 상에도 특이 소견 없었으며 보호자에게 병력 청취한 바로는 1년 전부터 체중 조절 시작하여 수개월 만에 20 kg 정도를 감량하였으나 최근 다시 10 kg 정도 체중이 증가하였고 다시 체중 감량 노력 중으로 이를 위한 약물이나 보조 식품 섭취 여부는 알 수 없었다. 내원 전일, 중간고사를 하루 앞둔 날이었으나 공부를 별로 하지 않고 평소와 다르게 안 하던 화장을 하고 엄마와 좀 더 친근하게 오래 대화를 나눈 뒤 자기 방으로 들어갔으며 이후 3시간 뒤 방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서 가보니 침대 밑에 쓰러진 채로 전신 발작 증세 및 청색증을 보여 인근 병원으로 이송되었고 의식 저하를 동반하여 기관 삽관 후 본원 전원 되었다.
본원 전원 후 측정한 신체 계측상 키 165 cm, 몸무게 61 kg였고 생체 활력징후는 혈압 77/33 mm Hg, 심박수 132 beats per minute, 체온 36.5 °C, 산소포화도 91%, 의식 수준은 글라스고우 혼수 척도(Glasgow Coma Scale) 8점으로 혼수상태였다. 첫 정맥혈 가스 분석 검사상 pH 7.191, pCO2 24.5 mm Hg, pO2 및 산소포화도는 측정 불가 였고 염기 과잉(base excess) 17.2 mEq/L, 중탄산염(bicarbonate) 9.2 mEq/L, 혈중 젖산 농도 10.8 mmol/L, 혈당 142 mg/dL이었다. 헤모글로빈 수치는 11.5 g/dL, 혈소판 수치는 225 ×103/μL로 측정되었다. 혈액 일반 화학 검사 결과, 혈청 나트륨 143 mmol/L, 칼륨 4.0 mmol/L, 마그네슘 2.49 mg/dL, 칼슘 9.0 mg/dL, 혈중 요소 질소 17 mg/dL, 크레아티닌 0.89 mg/dL, 간 효소(aspartate aminotransferase/alanine aminotransferase)는 각각 20/14 IU/L, C-반응 단백질은 0.1 mg/dL, 혈중 베타케톤(beta-ketone)은 0.1 mmol/L로 모두 특이 소견이 없었다. 요검사에서는 요비중 1.025, pH 5.0으로 측정되었으며, 케톤(+) 소견이 관찰되었다. 청색증에 대한 검사로 일산화탄소-산소 측정기(CO-oximetry)를 측정한 결과 환아의 메트헤모글로빈농도는(methemoglobin) 72.3%, 카르복시헤모글로빈(carboxyhemoglobin) 농도 0.3% 소견 보였다. 단순 흉부 X선 검사에서는 이상 소견이 보이지 않았으나, 환아는 의식 저하 상태가 지속되었고, 기관 삽관 후 인공호흡기 보조가 필요하였다. 또한 저혈압 및 혈중 젖산 농도 상승 등 쇼크 상태를 교정하기 위해 소아 중환자실로 입원하였으며, 동맥관 삽입 후 지속적인 혈압 감시하에 노르에피네프린(norepinephrine)을 지속적으로 주입하기 시작하였다.
메트헤모글로빈 상승 소견에 대한 치료로 메틸렌블루(1 mg/kg)를 투여하였고 1회 투여 후 추적 관찰 검사 결과 메트헤모글로빈 농도 21.8%로 아직 정상보다 상승한 소견이 보였으며, 의식 저하 소견이 지속되어 약 1시간 후에 메틸렌블루(1 mg/kg)를 1회 더 투여 하였다. 이후 동맥혈 가스 분석 검사 추적 관찰상 pH 7.354, pCO2 39.5 mm Hg, pO2 148.0 mm Hg, 산소포화도 99.2%, 염기 과잉(base excess) –3.2 mEq/L, 중탄산염(bicarbonate) 22.0 mEq/L, 혈중 젖산 농도 0.8 mmol/L, 메트헤모글로빈 농도 2.7%로 호전 소견을 보였고, 환아의 의식도 호전되는 양상을 보였다. 이후 혈압도 안정화되면서 인공호흡기 보조 및 노르에피네프린 지속 주입 용량 감량하여 소아 중환자실 입실 후 5시간 및 첫 번째 메틸렌블루가 투여된 지 약 6시간 만에 노르에피네프린 지속 주입을 중단할 수 있었고 이후 약 2시간 뒤에 인공호흡기 보조 치료 중단이 가능하여 기관 발관하였다(Fig. 1).
메트헤모글로빈혈증의 원인으로는 환아의 가방 속에서 발견된 물병의 노란색 액체 섭취 후 발생했을 것으로 의심하여 성분 분석을 의뢰한 결과 에틸렌 글라이콜(ethylene glycol) 성분이 검출되었다. 환아 상태 회복 후 정신건강의학과 집중 면담을 시행하였고, 최근 고등학교 진학에 대한 불안을 호소하며 종종 우울하고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고 환아는 자살 시도 목적으로 인터넷 사이트에서 부동액을 구매하여 섭취한 것으로 밝혀졌다. 자살 재시도의 위험성을 고려하여 정신건강의학과 폐쇄 병동 입원을 권유하였으나, 보호자와 환아는 이를 강력히 거부하였고, 결국 제2병일에 일반병동으로 전동하여 정신건강의학과 심층 면담을 진행하였다. 1주일간 집중 관찰한 결과, 별다른 후유증 없이 입원 전 상태로 회복되어 조기 외래 추적 관찰을 시행하기로 하고 제8병일에 퇴원하였다.
고찰
메트헤모글로빈혈증의 원인으로는 선천적으로 혈색소 내 철의 산화-환원 과정에 관여하는 사이토크롬 b5 환원 효소(cytochrome b5 reductase enzyme) 등에 이상이 있거나, 후천적으로는 혈색소의 철을 산화시키는 물질에 직접적으로 노출되어 혈색소 내 철이 3가의 산화성 유도체로 남게 되면서 과량의 메트헤모글로빈이 혈액에 축적되어 발생한다. 최근에는 아질산염(nitrite)이 많이 포함된 음식 섭취, 의류 세제, 주방 및 욕실 청소제, 살충제 등 가정용품의 사용, 나이트로벤젠(nitrobenzene)이 포함된 염료, 벤조카인, 리도카인 등의 국소마취제, 진통제, 항균제, 항말라리아 약제 등 의약품, 메틸렌디옥시메탐페타민(methylenedioxymethamphetamine) 같은 향정신성 마약제, Escherichia coli, Klebsiella, Proteus와 같은 아질산염을 생성하는 박테리아 감염 등 다양한 원인으로 후천성 메트헤모글로빈혈증이 발생한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5-13].
본 증례는 부동액 섭취 후 발생한 중증의 메트헤모글로빈혈증으로 드물게 보고된 사례이다. 일반적으로 부동액의 주성분인 에틸렌 글라이콜 중독에 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14,15]. 에틸렌 글라이콜은 글라이콜 알데하이드로 대사된 후 여러 물질로 대사, 분해되면서 독성을 나타낼 수 있고, 중추신경계 저하, 심한 대사성 산증, 신기능 저하 등의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14,16]. 정상적인 체내 메트헤모글로빈 농도는 1.0%–1.5%이며, 3% 이상일 경우 메트헤모글로빈혈증으로 진단할 수 있다. 임상 증상은 체내 메트헤모글로빈 농도에 따라 단계별로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 초기에는 상대적으로 경미한 호흡곤란, 두통, 기운 없음, 피로감 등의 증상이 나타나지만, 메트헤모글로빈 농도가 10% 이상인 경우 창백하거나 회색빛, 혹은 푸른 정도의 경미한 피부색 변화가 있을 수 있고, 20%까지도 말초 청색증 외에는 특이 증상을 안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체내 메트헤모글로빈 농도가 30%–40% 이상일 경우, 청색증과 함께 두통, 호흡곤란, 어지러움, 실신, 무기력감, 조직 저산소증에 의한 쇼크 등 전신적인 증상이 동반된다. 50%–70%에 이를 경우 빈호흡, 대사성 산증, 경련, 부정맥, 혼수 상태가 나타날 수 있으며, 70% 이상으로 증가하면 의식 변화와 함께 심할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는 매우 치명적인 상태로 진행될 수 있다[1,2,17]. 또한, 빈혈, 다른 혈색소 이상 증후군, 심혈관 질환, 폐질환, 또는 패혈증 등이 동반된 경우, 정상인에서보다 더 낮은 메트헤모글로빈 농도에서도 더 심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본 증례의 환자는 본원 도착 시 확인된 혈중 메트헤모글로빈 농도가 72.3%로 매우 높았고, 증상 또한 심한 청색증과 경련, 의식 저하 및 쇼크 상태를 동반하는 치명적인 상태였다.
특별히 청색증을 일으킬 만한 폐 또는 심장 이상이 없으며, 일반적인 산소 치료로 교정되지 않고 정상 동맥혈 산소 분압과 동맥혈-말초 산소포화도 간에 5% 이상의 차이를 보이는 경우 메트헤모글로빈혈증을 의심할 수 있다. 혈액 채취 시, 특징적으로 초콜릿 색깔의 갈색을 띤다. 가장 편리하고 빠른 진단 방법은 일산화탄소-산소 측정기이며, 검사에서 혈중 메트헤모글로빈 농도가 3% 이상이면 진단할 수 있다[7]. 본 증례에서도 혈액가스 검사와 일산화탄소-산소 측정기 검사를 통해 빠른 진단이 가능했으며, 즉시 메틸렌 블루를 투여하여 효과적인 길항 치료를 진행함으로써 후유증 없이 환자를 빠르게 회복시킬 수 있었다.
후천성 급성 메트헤모글로빈혈증의 치료로는 메틸렌블루가 1차 선택 치료 약제이다. 메틸렌블루는 nicotinamide adenine dinucleotide phosphate (NADPH)가 존재하는 상태에서 leucomethylene blue로 변환되어, 메트헤모글로빈 내의 3가 산화형 철을 효소 작용 없이 2가 환원형으로 변화시킨다. 그 결과, 혈색소의 산소 결합 능력을 향상시켜 조직으로의 산소 운반 능력을 개선할 수 있다[17]. 투여 용량은 체중당 1–2 mg의 1% 메틸렌블루를 사용하며, 중등도 이상의 메트헤모글로빈혈증 치료의 1차 약제로서 증상이 없더라도 혈중 메트헤모글로빈 농도가 30% 이상이거나 증상이 있을 경우 20% 이상인 경우 신속히 투여해야 한다[18]. 메틸렌블루는 비교적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약제로, 주로 소변으로 배설되므로 사용 시 소변 색깔이 푸른색으로 변하는 것 외에는 특별한 부작용이 없다. 다만, 드물게 피부색이 푸르게 변할 수 있어 원 질환의 청색증과 구별해야 한다. 체중당 7 mg 이상으로 과량 투여할 경우 역설적으로 혈중 메트헤모글로빈 농도가 다시 상승할 수 있으며, 드물게는 세로토닌 작용을 하는 다른 약제와 병용하거나 신기능 저하 환자에게 투여할 경우 세로토닌 증후군과 같은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과량 사용을 피하도록 주의해야 한다[9,19].
본 증례는 자살 목적으로 부동액을 섭취한 15세 여아에서 발생한 중증 메트헤모글로빈혈증으로, 이를 포함하여 다양한 원인 물질에 의해 후천성 메트헤모글로빈혈증이 유발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청색증을 일으킬 만한 폐나 심장의 동반 이상이 없고, 일반적인 산소 투여로 잘 교정되지 않는 경우, 자세한 병력 청취와 함께 메트헤모글로빈혈증을 의심할 필요가 있다. 빠른 진단과 즉각적인 메틸렌블루 투여, 그리고 적극적인 쇼크 치료로 증상 발생 12시간 만에 후유증 없이 완전히 회복된 본 증례는, 빠른 진단과 적절한 처치가 환자의 예후를 개선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Notes
CONFLICT OF INTEREST
Seong Jong Park is an editorial board member of the journal but was not involved in the peer reviewer selection, evaluation, or decision process of this article. No other potential conflicts of interest relevant to this article were reported.
AUTHOR CONTRIBUTIONS
Conceptualization: PSJ, BYG. Data curation: BYG. Writing - original draft: PSJ, BYG. Writing - review & editing: PSJ, BYG. All authors read and agreed to the published version of the manuscript.